경운기와 함께한 아버지의 삶과 이별
내가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고향으로 내려온 그날, 아버님의 첫 경운기가 우리 집 앞마당에 배달되었다. 그날은 동생이 군 입대를 앞두고 집에 들렀던 날이기도 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88 하계올림픽을 몇 달 앞둔, 노란 개나리가 만개한 어느 푸르른 봄날이었다. 나는 생애 처음으로 경운기를 운전했다. 여러 번 물건을 싣고 고향 집과 논밭을 오갔다. 이후 막내 동생까지 우리 형제 넷은 차례로 경운기를 몰며 아버님의 농사일을 도왔다. 아버님도 곧 경운기 운전을 익히시고는 농사일로 들과 밭으로 능숙하게 몰고 다니셨다. 농사에서 경운기는 필수적인 농기계다. 벼, 딸기, 배추, 수박 등 각종 농작물을 나르는 것은 물론이고, 농약 살포, 벼 탈곡, 심지어 교통수단까지 다양한 용도로 경운기..
믿음 소망 사랑
2023. 9. 22. 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