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며느리
명절 때면 우리 가족은 하루 전에 자동차로 2시간 걸리는 아버님 댁에 갔었다. 보통은 오전에 도착했고 점심을 먹고 아내는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어머님과 함께 읍내에 있는 방앗간, 채소 가게, 마트에서 떡이며 생선, 야채, 과일, 음료, 고기 등을 사 왔다.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조기, 병어 등 생선을 찌고 고사리, 시금치 등 나물을 무치고 육전, 명태전, 동그랑땡을 프라이팬에 튀기는 등 명절 음식을 만들었다. 어머님은 22살 꽃다운 나이에 멋모르고 장남에게 겁 없이 시집을 오셔서 80이 넘을 때까지 명절 차례상과 제사 음식을 장만하셨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농사일과 함께 집안 허드렛일은 모두 어머님 몫이었다. 그 와중에 찾아온 명절이 과연 행복했을까. 명절뿐만 아니라 조상 제사 날도 일 년에..
믿음 소망 사랑
2023. 9. 28. 17:43